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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가 말했다. “무슨일
하시죠?”
정확히 1년하고도 두달 전 지금의 내 여자친구와 사귀기 시작한 날이다.
우린 친구의 소개로 만났고, 첫 만남의 자리에서 이런저런 대화들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다. 그러던 중 받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… “무슨 일을 하시죠?”
나는 일반적인 “000회사 다닙니다.” 라고 답하지 않고 정확히 “국내 이륜차 회사의 연구원 입니다.” 라고 답을 했었다. 이런 답이 나오게 된 계기는 엉뚱하게도 호기심이었다.
초등학생 시절부터 남달리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한 아이는 길에 다니는 자동차 이름을 죄다 알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에 관심과 호기심이 가득 했었다. 그렇게 시간이 흘러 중학생이 되었고 하루는 친구가 타고 온 ‘EXIV’ 라는 기종을 보고 ‘어떻게 이만한 엔진이 100km/h 이상의 속도를 낼 수가 있지..?’ 하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. 그 때부터 접할 수 있는 모든 매체를 이용하여 정보를 얻고 지식을 쌓았다. 그 당시에는 찾을 수 있는 매체가 제한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잡지, 책 과 같은 것들로만 접할 수 밖에 없었다. 그러다, 친구가 다니는 오토바이 센터가 있어서 따라 나섰고, 사장님께 여러 가지를 물어 가며 더욱 깊고 넓게 알아가기 시작했다.
관심과 호기심이 이 아이에겐 훗날 목표와 길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. 그 때는 마냥 신기했고, 너무 재미있고 멋지고 신나는 것 이라고만 알았다. 그렇기에 주의점이나 다른 위험은 제대로 인식하지 않았던 모양이다. 경각심을 갖기엔 다른 것들이 주는 쾌감이 너무 컸다. 결국 생애 첫 바이크를 사고로 엉망으로 파손된 채 떠나 보냈었다. 한번은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뻔 했을 정도의 큰 사고를 겪은 적도 있었다. 그 후로 안전 장비를 갖추기 시작했고, 바이크는 타고 즐기는 것 에서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벗이자 ‘함께’ 라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어 갔다.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때부터 바이크에 올라타 시동을 거는 순간 연료탱크를 툭툭 치며 “오늘도 잘 부탁한다.” 라고 작은 소리로 말 하는 버릇이 생겼다.
생에 처음 소유한 바이크인 코멧250을 시작으로, 코멧650P 까지 여러 기종을 업그레이드를 해 가며 진짜 라이딩을 해 왔다. 타면서 죽을 고비도 몇 번 넘겼고, 몸엔 사고들이 남긴 상처가 여러 군데가 있을 만큼 포기 하지 못하는 매력이 있었다. 지금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바이크라는 것이 주는 사람과 사람과의 정 이다. 우리 라이더 들은 어느 장소에서든 처음 보는 사람과 인사를 하고 대화를 한다. 주행 중 에도 라이더가 보이면 손을 들거나 목례로 인사를 한다. 그 인사를 주고 받는 사람들은 난생 처음 보는 사람에다가 얼굴은 헬멧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다. 하지만 반갑게 인사를 한다. 그 이유는 바이크라는 매개체 때문이다. 이 처럼 좋은 문화가 어디 또 있을까? 바이크를 소유하고 탄다는 이유만으로, 라이더라는 이유만으로 인사를 하고, 대화를 하고, 초면에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신다.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하나의 다리 역활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. 이 매력이 너무 좋다.
그렇게 호기심으로 시작되었지만, 결국 라이프 스타일로 현재까지 왔다. 요즈음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‘국내 이륜차 회사의 연구원’이라고 답변 하는 것처럼 이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월급을 받고 일하는 직장을 다니는 회사원이 아닌 바.이.크.회.사.의 직원이었으면 좋겠다. 바이크라는 매개체 하나로 마음이 통하고 대화가 되는 그런 라이더 들의 정이 회사 내에서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. 자랑이 아닌 자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.
입사 후 옛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지금도 친구들에게 늘 듣는 소리가 있다.
“야 니 결국 바이크회사 들어가네.. 그럴 줄 알았다!”
정말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말이다. 비록 지금은 나이가 있으신 부모님의 걱정 때문에 잠시 바이크를 멀리 하고 있지만 잠시 쉬어갈 뿐 나의 Motorcycle Story 는 끝나지 않았다. 내 열정이 식지 않는 한 Never ending story일 테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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